닌타마드림/드관

[닌타마드림] @kayo_isaku 님과의 드관 (나카하라 유에, 마토 카요메)

muzeuze 2026. 5. 28. 21:41

 

인술 학원의 보건실은 언제나 약초 내음과 은은한 긴장감이 감도는 곳이지만, 오늘만큼은 어쩐지 나른한 평화가 찾아와 있었습니다.

그 평화를 깨고 보건실 문을 활짝 열며 들어온 사람은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쿠노이치 반 졸업생, '마토 카요메'였습니다.

 

종종 학원에 놀러오거나 다쳐와 보건실 한 쪽 자리를 차지하곤 하던 카요메는, 얼마 전부터 눈에 밟히던 5학년 '나카하라 유에'를 발견했습니다.

유에는 주변에 약재를 잔뜩 늘어놓은 채, 진지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습니다.

심심했던 카요메가 살금살금 다가가 유에의 어깨너머로 솥 안을 들여다보며 물었습니다.

 

"유에, 유에. 뭐 해? 재미있는 거 만들어?"

 

유에는 갑자기 자신의 옆으로 다가온 카요메를 보고 조금 놀란 듯하더니,

이내 카요메를 슬쩍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특유의 무덤덤한 표정으로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짐짓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소근거렸죠.

 

"……독 만들고 있어요."

 

"엑, 독?!"

 

"네~ 그러니까 건드리지 마세요. 위험하니까~"

 

유에는 솥에서 갓 퍼낸 정체불명의 걸쭉하고 짙은 갈색 액체를 그릇에 담아 싱긋 웃으며 카요메에게 슥 내밀었습니다.

 

"자, 드셔보실래요?"

 

카요메는 순간 얼어붙었습니다.

‘설마 5학년이 졸업생인 나를  대놓고 암살하려한다고?’ 하는 황당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에의 진지한 눈빛에 속아 넘어가 완전히 당황해버린 카요메는 손사래를 치고 약을 거절했습니다.

 

"어우 이거 독이라며! 어떻게 먹어!!"

 

유에는 그 모습을 보며 작게 웃었습니다.

 

"하하, 사실 자양강장제에요~ 진짜 독을 만들려고는 했는데 또 실패했거든요"

 

유에는 카요메에게 건내려던 약을 덤덤하게 자신이 들이켰습니다.

그 모습을 본 카요메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어보였습니다.

 

//

 

그로부터 얼마 뒤, 카요메는 다시 보건실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유에는 여전히 보건실 구석에서 정체불명의 이상한 냄새가 나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카요메는 지난번의 당황스러움을 설욕하기라도 하듯, 당당하게 유에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습니다.

 

"유에! 오늘은 또 무슨 ‘독’을 만들고 계실까~?"

 

"아, 카요메 선배. 오늘은 진짜 독 맞는데요."

 

유에는 이번에도 짐짓 엄숙한 표정으로 까만 액체가 담긴 종지를 내밀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속지 않겠다는 듯 카요메는 유에의 손에 들린 종지를 덥석 빼앗아 들었습니다.

 

"헤에, 그래? 그럼 이 선배가 기꺼이 마셔주지!"

 

"앗, 잠시만요!!!"

 

유에가 말릴 새도 없이, 카요메는 그것을 꿀꺽꿀꺽 단숨에 들이켜 버렸습니다.

유에는 미간을 찌푸린 채, 빈 종지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카요메를 다급하게 다그쳤습니다.

 

"선배!! 진짜 미쳤어요?! 내가 진짜로 독을 넣었으면 어쩌려고 그걸 그냥 마셔요?!"

 

"응? 하지만 유에가 만드는 건 몸에 좋은 거잖아."

 

"그건 제가 실패해서 그렇게 된 거고요! 선배는 명색이 졸업생이면서 경계심이 왜 그렇게 없어요? 아무리 학원 안이라도 그렇지, 주는 대로 다 받아먹고!!!"

 

유에가 잔소리를 폭포수처럼 쏟아내자, 카요메는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유에의 볼을 콕콕 찔렀습니다.

 

"에이, 유에는 착하니까 나한테 진짜 독은 안 줄 거잖아? 난 유에를 믿는다고~"

 

"하아…… 진짜 못 말려."

 

유에는 깊은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었습니다. 장난을 치려던 건 자신이었는데,

이제는 역으로 카요메에게 놀아나게 되어버린 유에였습니다.

정작 카요메는 유에의 속도 모르고, "다음번엔 달달한 맛으로 만들어줘~"라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