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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조 다수 있음
응?? 싶은 부분 있음

방으로 돌아가는 복도는 유난히 길고 서늘했다. 유에는 제 방 문 앞까지 걸어와서야 겨우 참았던 긴 숨을 내쉬었다.
방 안으로 들어서자 낮 동안 정리해둔 약초의 쌉싸름한 향이 코끝을 스쳤다.
평소라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을 향기가 오늘 밤엔 어쩐지 가슴을 쿡쿡 찔렀다.
유에는 자리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눈을 감으면 창고 안에서 제 얼굴을 감싸 쥐던 코헤이타의 커다란 손길과, 달빛을 받아 빛나던 그의 단호한 눈빛이 자꾸만 잔상처럼 떠올랐다.
"미치겠네"
코헤이타는 성격대로 앞만 보고 달리는 멧돼지 같았지만, 결코 미련한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귀신같이 눈치가 빠른 유에만큼이나, 상대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영리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코헤이타의 거절은 단순한 밀어내기가 아니라, 유에의 느슨해진 마음을 후려치는 가장 매서운 채찍질이었던 셈이다.
'유에, 나는 네가 내 등만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라, 언젠가 나를 앞질러 실을 치고 기다리는 강한 닌자가 되길 바란다.'
그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사람을 그렇게 자극해놓고 편하게 발 뻗고 자겠다 이거죠, 나나마츠 선배는.”
유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방구석에 놓인 실타래를 집어 들었다.
어두운 방 안, 창문으로 스며드는 달빛에 의지해 유에는 눈을 감고 실을 풀었다가 다시 감는 연습을 시작했다.
프로의 세계에서 코헤이타 같은 괴물 같은 닌자를 멈춰 세우려면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실을 다루는 유에의 손끝에 한층 더 강한 힘이 실렸다. 줄이 엉키거나 도구가 망가지는 불운 따위,
열심히 연습해서 단련된 정교한 실놀림으로 전부 상쇄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기다려요, 나나마츠 선배. 졸업하고 프로가 되든, 어디로 가든 간에.”
유에는 날카롭게 빛나는 실 끝을 응시하며 조용히 다짐했다.
“선배가 말한 대로, 언젠가 선배를 앞질러 줄 테니까. 그땐 절대 도망치지 못할 줄 알아요.”
실연의 아픔을 오기와 투지로 바꿔버린 유에의 밤이 깊어갔다.
[그 시각 코헤이타는]
창고를 나선 코헤이타의 발걸음은 평소처럼 요란하지 않았다.
그는 소리 없는 그림자처럼 담벼락을 타고 올라와 6학년 동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지붕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밤바람이 그의 거친 머리카락을 흩트려 놓았다. 코헤이타는 유에가 정성스레 약을 발라준 뺨을 가만히 만지작거렸다.
알싸한 약 냄새가 아직 코끝에 맴돌고 있었다.
"그 녀석 마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코헤이타가 낮게 중얼거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고백을 들었을 때, 그리고 옷자락을 붙잡아오던 유에의 손가락이 떨리는 것을 느꼈을 때,
그의 가슴 속에도 작은 파문이 일었던 것은 사실이다.
가식같은 웃음 뒤에 가려진, 오직 자신 앞에서만 보여주는 아이 같은 진심을 코헤이타 역시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코헤이타는 주먹을 꽉 쥐었다. 단단한 손뼈 마디가 달빛 아래 도드라졌다.
그는 곧 학원을 떠나 목숨을 건 프로의 세계로 향해야 하는 6학년이었다.
언제 어디서 칼날이 날아올지 모르는 전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처지에,
이제 막 복학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5학년 후배의 마음을 섣불리 받아줄 수는 없었다.
만약 지금 그 정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유에에게도, 자신에게도 어려운 길이 될 것이 뻔했다..
‘평생 제 실에 묶어두고 싶을 만큼요.’
유에의 곧은 눈빛이 떠오르자 코헤이타의 가슴 한구석이 뜨겁게 끓어 올랐다.
“묶을 수 있다면 묶어 봐라, 유에.”
코헤이타의 눈에 평소의 호쾌한 투지가 다시 돌아왔다.
망설임 따위는 그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거절은 끝났고, 이제 남은 것은 승부뿐이었다.
“내가 달리는 속도를 네가 따라잡는 날, 아니, 네 말대로 나를 앞질러 너의 실로 나를 완전히 멈춰 세우는 날이 온다면…….”
코헤이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붕 위에서 내려다본 인술학원은 고요했고, 유에가 있는 5학년 동의 창문에는 아직 은은한 불빛이 켜져 있었다.
“그때는 내 쪽에서 너를 절대 놓아주지 않을 테니까.”
코헤이타는 뺨의 온기를 지워내듯 가볍게 턱을 털어내고는, 평소처럼 씩 웃으며 자신의 방을 향해 소리 없이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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